Ⅰ. 결론부터 — 절반은 지났고, 시계는 10월을 가리킵니다
이번 특별판은 정규 코너를 잠시 접고 한 가지 수급만 끝까지 따라갑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월 하순 나란히 시작한 자사주 장내매수입니다. 두 프로그램의 취득 예정 금액은 합산 55조43억원*이고, 9월 15일까지 29조3,115억원*을 집행해 53.3%*를 지났습니다.
먼저 짚어 둘 결론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수는 개시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합산 일평균 1조5,963억원*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둘째, 이 페이스를 그대로 연장하면 삼성전자는 10월 6일, SK하이닉스는 10월 16일에 한도가 소진됩니다. 공시된 취득 기한(11월 21일·11월 19일)보다 5~6주 이른 시점입니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목인데, 삼성전자는 금액 한도가 아니라 주식수 한도가 먼저 닿습니다. 금액 기준 진행률은 57.7%*인데 주식수 기준은 62.6%*로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금액 한 축만 보고 있어 소진 시점을 실제보다 늦게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Ⅱ. 두 프로그램의 조건 — 공시 원문으로
| 구분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
|---|---|---|
| 이사회·공시 | 2026-08-19 | 2026-08-21 |
| 취득 예정 금액 | 40조43억원 | 15조원 |
| 취득 예정 주식수 | 보통주 24,070,000주 | 보통주 53,285,968주 |
| 취득 기간 | 8/20 ~ 11/19 | 8/24 ~ 11/21 |
| 방법 | 장내매수(SK증권 위탁) | 장내매수(삼성·신한투자·KB증권 위탁) |
| 목적 | 전량 소각 | 임직원 주식보상(소각 아님) |
| 1일 주문 한도 | 2,407,000주 | 7,321,653주 |
주목할 점은 공시가 취득 예정 금액과 주식수를 함께 적시한다는 사실입니다. 프로그램은 둘 중 먼저 닿는 한도에서 멈추게 되고, 이 글의 계산은 모두 그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한편 일부 보도가 삼성전자 건을 ‘신탁’ 방식으로 전했지만, DART 원문은 위탁중개업자를 통한 직접 장내매수입니다(주요사항보고서 자기주식취득결정, 접수번호 20260821000616·20260819000254).
Ⅲ. 하루도 거르지 않은 매수
출처: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종목별 기타법인 순매수), 2026-09-15 기준
한국거래소가 공표하는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종목별 기타법인 순매수를 보면, 개시일(SK하이닉스 8월 20일, 삼성전자 8월 24일)부터 매수가 정확히 발동합니다. 개시 전 두 종목의 기타법인 순매수는 하루 수백억원 안팎이었는데, 개시일부터 SK하이닉스는 하루 9,883억원*에서 1조1,833억원* 사이, 삼성전자는 4,307억원*에서 5,602억원* 사이로 뛰어올라 그 폭 안에서 거의 균일하게 움직입니다. 각각 1일 주문 한도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 한도를 채우기보다 일정한 페이스를 지키는 쪽에 무게를 둔 집행으로 읽힙니다.
9월 15일까지 SK하이닉스는 19거래일* 동안 20조6,547억원*(12,035,583주*), 삼성전자는 17거래일* 동안 8조6,567억원*(33,341,893주*)을 사들였습니다. 일평균으로는 각각 1조871억원*과 5,092억원*입니다.
자사주 장내매수는 기타법인으로 분류되지만 일반 법인의 매매도 같은 항목에 섞이므로, 이 수치는 근사치입니다. 다만 개시 전 일평균이 수백억원에 그쳐 왜곡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외부 자료와의 대조는 글 말미에 정리했습니다.
Ⅳ. 어느 한도가 먼저 닿나 — 이번 특별판의 알맹이
출처: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DART 공시(취득 예정 금액·주식수), 2026-09-15 기준
| 기준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
|---|---|---|
| 금액 진행률 | 51.6%* | 57.7%* |
| 주식수 진행률 | 50.0%* | 62.6%* |
| 실측 평균단가 | 1,716,139원* | 259,635원* |
| 공시 함의단가 | 1,661,998원* | 281,500원* |
| 잔여 거래일(금액 기준) | 17.8일* | 12.5일* |
| 잔여 거래일(주식수 기준) | 19.0일* | 10.2일* |
| 먼저 닿는 한도 | 금액 · 10월 16일 | 주식수 · 10월 6일 |
표의 ‘공시 함의단가’는 취득 예정 금액을 취득 예정 주식수로 나눈 값입니다. 공시 시점에 회사가 상정한 평균 매수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실측 평균단가 259,635원*은 함의단가 281,500원*보다 7.8%* 낮습니다. 주가가 공시 시점 상정가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게 됐고, 그 결과 주식수 한도가 금액 한도보다 먼저 소모됩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실측 단가가 함의단가보다 3.3%* 높아 금액이 먼저 닿습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한지는 소진 시점에서 드러납니다. 삼성전자를 금액 기준으로만 보면 12.5거래일*이 남아 10월 8일 소진이지만, 주식수 기준으로는 10.2거래일*, 10월 6일입니다. 이틀 차이로 보일 수 있지만 서술의 무게가 다릅니다. ‘금액 15조원 중 6조3,433억원*이 남았다’는 말과 ‘주식수 한도까지 열흘 남았다’는 말은 시장이 준비할 시간을 다르게 알려 줍니다. 주가가 지금보다 더 낮게 형성될수록 이 간격은 더 벌어집니다.
소진일은 잔여 금액과 잔여 주식수를 개시 이후 일평균으로 나눈 단순 연장이며, 2026년 휴장일(9월 24일·25일·28일 추석 연휴, 10월 5일 개천절 대체휴일, 10월 9일 한글날)을 반영했습니다. 매수 페이스가 바뀌거나 장중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 날짜는 달라집니다.
Ⅴ. 우선주에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진행 중인 두 프로그램은 전부 보통주 대상입니다. 삼성전자 8월 21일 공시의 우선주 취득 예정 칸은 비어 있고, 실측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삼성전자우의 기타법인 순매수는 8월 24일 이후 누적 615억원*으로 보통주 누적 8조6,567억원*의 0.7%*에 그쳐, 프로그램성 매수의 흔적이 없습니다.
우선주가 논점이 될 수 있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공시 기준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보통주 합산 지분율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한도 10%에 근접해 있어, 보통주를 소각하면 두 회사의 지분율이 그만큼 올라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때문에 향후 주주환원 재원을 배분할 때 한도 산정 대상이 아닌 우선주 매입·소각 비중이 커질 가능성을 증권가 일부가 제기합니다(DS투자증권 8월 24일 자료, 자사주 10~20조원·배당 50~60조원 추정). 다만 이는 증권사 추정이며 회사가 확정한 사항은 아닙니다.
Ⅵ. 시장의 시각 — 안전판에서 안전판 소멸 대비로
9월 들어 증권사 시황 자료의 논조가 바뀐 것이 이 기간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9월 초까지는 세 주체가 팔아도 기타법인이 받아 준다는 안도가 주류였습니다.
“개인, 기관, 외국인의 동시 순매도를 전자·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모두 받아내면서 지수 수급 방어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진행률 기준으로 3분기 실적시즌 전인 10월 중순, 앞으로 한 달 동안 자사주 매입이라는 수급 안전판은 존재할 가능성” (키움증권 시황 자료, 9월 2일)
“기타법인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핵심” (유안타증권 시황 자료, 9월 1일)
9월 중순에 접어들자 같은 곳에서 다른 평가가 나왔습니다.
“기타법인의 매수 지속에도 외국인·기관 매물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약 8.6조원 순매도” (유안타증권 시황 자료, 9월 14일)
해외 시각도 같은 방향입니다. 중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견문은 9월 4일 골드만삭스를 인용해, 개인투자자가 이미 이탈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 여력도 10월 중순이면 조기 소진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국내 언론도 같은 결론에 닿았습니다. 시사저널e(9월 15일)는 삼성전자 10월 1일·SK하이닉스 10월 16일 완료를 유력하게 보며 추석 이후의 수급 공백을 짚었고(삼성전자는 본 계산의 10월 6일보다 며칠 이릅니다), 아주경제(9월 13일)는 절반 매입 완료 이후 방파제가 사라질 가능성을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프로그램이 아직 돌아가는 중인데도 흡수력의 한계가 이미 확인됐고, 종료 뒤에는 그 완충 자체가 사라집니다. 9월 중순 기업설명회 후기에서 삼성전자의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에 질문이 집중됐고 회사가 배당과 자사주 두 수단을 모두 검토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지는 점, 보통주 대비 할인폭이 큰 우선주에 대한 별도 조치 가능성이 반복해서 거론된 점은 Ⅴ의 논점과 같은 방향입니다.
Ⅶ. 다음 확인 지점과 이 글의 한계
다음 확인 지점 — ① 일별 순매수가 지금의 폭(SK하이닉스 1조원 안팎, 삼성전자 5,000억원 안팎)을 뚜렷이 벗어나면 소진 시점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② 추석 연휴(9월 24일~28일) 직후 두 프로그램이 차례로 끝나면 이 수급은 소멸합니다. ③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특별배당을, 2027년 1월 이사회에서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배분을 정할 예정이라 그 두 자리가 다음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대조 — 이 글의 진행률은 세 가지 공개 자료와 대조했습니다. ① 키움증권이 9월 10일 자료에 실은 진행률(삼성전자 44.4%, SK하이닉스 40.9%)은 본 계산의 9월 9일 종가 기준값과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일치합니다. ② 9월 11일까지 삼성전자 누적 수량 29,598,681주*(55.55%*)는 DART 공시 기준 2,980만주(55.92%)와 0.7% 차이입니다. ③ 시사저널e가 보도한 SK하이닉스 완료 예상 10월 16일은 본 계산과 같습니다. 한편 9월 14일까지의 금액은 본 추정이 언론 집계보다 약 1.5% 낮은데, 순매수 방식이 갖는 하향 편의로 보입니다. 정확한 금액이 필요하면 DART 공시 수치를 우선하시기 바랍니다.
방법론 — 진행률은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의 종목별 기타법인 순매수를 자사주 매수의 대용치로 삼아 계산했습니다. 일반 법인 물량이 섞이므로 근사치이며, 소진일은 단순 연장 추정입니다. 이 글은 관찰과 해석을 담을 뿐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하지 않습니다.
* 본문의 수급 수치는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종목별 기타법인 순매수)과 DART 공시 기준이며, 기준일은 2026-09-15입니다.